청년 ‘쉬었음’ 20대 후반까지 확산…코로나 졸업세대 취업 진입 장벽 여전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공고게시대를 보고 있다. (2025.05.26)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취업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층의 '쉬었음' 현상이 20대 초반을 넘어 후반까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청년들은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쉬었음의 사각지대Ⅱ: 확산의 지속과 노동시장 진입 시점별 불이익' 보고서에 따르면 25~28세 청년의 '쉬었음' 비율은 2015~2019년 평균 3.4%에서 2024~2026년 6.1%로 높아졌다.
21~25세에서도 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해당 연령층의 '쉬었음' 비율은 2015~2019년 4.9%에서 2023~2026년 7.1%로 상승했다.
'쉬었음'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 가운데 취업이나 구직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의 활동 상태를 '쉬었음'으로 응답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국가데이터처가 실시한 2003~2026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2020년을 전후해 증가한 청년층의 '쉬었음' 현상이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고 올해까지 지속됐으며, 그 영향이 20대 후반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학교에 재학하지 않으면서 경제활동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 가운데 '쉬었음' 상태에 있는 비율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두드러졌다.
올해 기준 비재학 비경제활동 청년 중 '쉬었음'으로 응답한 비율은 27세에서 38.2%, 29세에서는 46.3%에 달했다.
다만 이는 해당 연령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가 아니라, 학교에 다니지 않고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학력이나 졸업 이후 경과기간과 관계없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채 쉬는 청년이 늘어나는 흐름도 확인됐다.
21~25세 비재학 청년 가운데 고졸 이하 학력으로 학교를 떠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쉬었음' 비율은 2015~2019년 7.8%에서 2023~2026년 14.3%로 6.5%포인트 상승했다.
졸업하거나 중퇴한 지 2년 이상 지난 고졸 이하 청년 역시 같은 기간 8.5%에서 14.8%로 증가했다.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학교를 떠난 지 0~1년 차의 '쉬었음' 비율이 5.8%에서 9.9%로 높아졌으며, 대졸 이상 청년도 4.5%에서 7.7%로 상승했다.
이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 또는 진입 지연 문제가 특정 학력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교를 떠난 시점에 따라 취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의 양상도 달랐다.
연구진은 2015~2026년 조사에 포함된 비재학 청년 5만2167명의 자료를 분석해 졸업·중퇴 시기와 경과기간, 연령, 성별, 학력 등을 반영한 취업 확률을 추정했다.
이를 통해 실제 조사 결과와 통계모형에서 예측한 취업 가능성 사이의 차이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2021년 졸업·중퇴 청년은 학교를 떠난 지 2~3년이 지난 시점에서 향후 12개월 이내 첫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예측치보다 4.85%포인트 낮았다.
코로나19 시기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얻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였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연구진은 이들이 이후에도 장기간 '쉬었음' 상태를 유지했다는 통계적 근거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 2022~2023년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청년들은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당 청년들의 비취업 확률은 졸업·중퇴 후 0~1년 차에 통계모형 예측치보다 4.39%포인트, 2~3년 차에는 3.24%포인트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청년들의 취업 어려움이 특정 출생연도에 속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를 떠나 노동시장에 진입한 시점과 이후 경과기간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청년 고용정책도 단순히 연령이나 출생세대를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구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졸업 또는 중퇴 이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첫 취업 경험이 있는지,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청년층의 취업난과 노동시장 진입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2조6000억원 규모인 청년 일자리 예산을 내년 3조3000억원으로 늘려 편성했다.
특히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 첫 취업지원제도'에 3793억원을 배정하고, 구직 의욕 회복과 취업 준비를 돕는 '청년도전성장지원' 사업에도 90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청년층의 '쉬었음' 현상이 20대 초반의 일시적인 구직 지연을 넘어 20대 후반까지 이어지는 구조적인 고용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고용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취업 준비 단계부터 첫 일자리 진입, 장기 비취업 상태에 이르기까지 청년 개개인의 노동시장 이행 과정에 맞춘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