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국민연금 납부 공백 심화…50대 매년 6만명 가입 중단
정년을 앞둔 50대 근로자들이 직장을 떠난 뒤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중단하는 사례가 해마다 6만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_2023.01.30)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년을 앞둔 50대 근로자들이 직장을 떠난 뒤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중단하는 사례가 해마다 6만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소득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가입 공백이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연금 수급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업장가입자에서 국민연금 적용제외자로 전환된 50대는 2022년 5만6544명에서 2023년 6만1781명, 2024년 6만9609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만1011명이 적용제외자로 전환됐으며, 올해도 6월까지 4만4524명이 사업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한 뒤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원칙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을 가입 대상으로 한다.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는 사업장가입자로 보험료를 납부하지만, 퇴직 후 소득이 없는 배우자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처럼 국민연금 가입 의무가 사라지는 상태를 '적용제외'라고 한다.
허 의원실이 적용제외 전환 사유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98.3%는 배우자가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수급자이면서 본인은 별도의 소득이 없는 무소득 배우자에 해당했다. 다른 공적연금 가입을 이유로 적용제외된 인원은 43명에 그쳤다.
문제는 적용제외 이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자발적으로 이어가는 비율이 극히 낮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본인이 희망하면 임의가입을 통해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다.
그러나 적용제외자로 전환된 50대 가운데 임의가입으로 보험료 납부를 이어간 인원은 2022년 801명, 2023년 704명, 2024년 742명, 2025년 809명에 불과했다.
연간 적용제외 전환 인원과 비교하면 임의가입자는 1%대에 머무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최소 10년(120개월)의 가입 기간을 충족해야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반환일시금 지급 요건에 해당하면 매월 연금을 받는 대신 일시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50대의 경우 이미 최소 가입 기간을 충족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연금 수령액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퇴직 이후에도 보험료 납부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직자의 연금 가입 기간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실업크레딧' 제도 역시 지원 종료 이후 납부 지속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크레딧은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 국민연금 보험료 일부를 지원해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실업크레딧 지원을 받은 50대는 22만367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구직급여 수급이 끝난 뒤 이듬해 6개월 이내에 지역가입자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 이상 납부한 사람은 2만177명으로, 전체 지원 인원의 약 9%에 그쳤다.
실업 기간에는 보험료 지원을 통해 가입을 유지하더라도 지원이 종료되면 상당수가 납부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허 의원은 정년을 앞둔 50대가 노후 연금액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에 직장을 잃으면서 국민연금 가입 공백에 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업크레딧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보험료 납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적용제외 대상자에게 임의가입 제도를 적극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년 이후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고령층의 국민연금 감액 문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현행 소득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제도는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근로·사업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액 일부를 줄이는 방식이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1·2구간의 감액은 폐지됐지만, 3~5구간에 해당하는 수급자들은 여전히 연금 감액 대상에 포함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5구간에 해당하는 5만528명의 국민연금 감액 규모는 총 2346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6월 기준 4만6600명에게 적용된 감액 규모가 1244억원으로 집계됐다.
허 의원은 정년 이전에는 실직으로 국민연금 가입이 중단되고, 정년 이후에는 소득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연금이 줄어드는 제도적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존 1·2구간 감액 폐지에 이어 3~5구간의 감액 기준도 추가로 개선하고, 현재 60세 미만으로 설정된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의 상향 조정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령화와 정년 이후 경제활동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실제 은퇴 시점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50대 실직자의 보험료 납부 공백을 최소화하고 고령 근로자의 연금 수급 불이익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노후소득 보장 강화의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