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은 부담스러워"…서울 아파트 청약 80% '소형' 쏠렸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점점 커지며 서울 아파트가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매물 부족현상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60주 연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풍경)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10건 중 8건가량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평형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치솟아 이른바 '국민평형' 청약이 부담스러워지자, 실수요자들이 총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해 14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전체 청약 14만5736건 가운데 79.8%(11만6305건)가 전용 60㎡ 이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6%에서 19.2%p 높아진 수치다. 반면 전용 60~85㎡ 비중은 35.5%(9만8088건)에서 11.5%(1만6799건)로 23.9%p 급감했다.

이런 쏠림은 분양가 격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용 60~85㎡의 3.3㎡당 분양가는 지난해 4648만 원에서 올해 5761만 원으로 23.9% 뛰었다. 이에 비해 전용 60㎡ 이하는 5839만 원에서 5818만 원으로 0.4% 내려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다. 3.3㎡당 단가는 소형이 더 높지만, 수분양자가 실제로 내야 하는 총분양가는 소형이 더 낮아 '가성비'가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용 60㎡ 이하 청약 비중은 지난해 21.0%에서 올해 33.6%로 12.6%p 늘었고, 전용 60~85㎡는 74.3%에서 56.6%로 17.7%p 줄었다. 올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평균 분양가는 3.3㎡당 2654만 원으로, 전년 동기(2171만 원)보다 22.2% 올랐다.

함 랩장은 "기준금리와 건자재,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청약자의 면적 선택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총분양가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국평'을 포기하고 소형으로 하향 지원하거나, 대출 규제 속에서 청약 면적 선택의 폭을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면 설계 기술의 발달로 소형 아파트의 공간 활용도가 높아졌고, 가구 분화로 1~2인 가구가 늘어난 점도 소형 청약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한편 전용 85㎡ 초과 대형 평형은 분양가 인상에도 청약 수요가 오히려 늘었다. 서울의 대형 평형 3.3㎡당 분양가는 3987만 원에서 6946만 원으로 74.2% 급등했지만, 청약 비중은 3.9%에서 8.7%로 높아졌다. 인천은 대형 분양가가 88.3% 오르는 동안 청약 건수가 약 4.9배로 불었다.

함 랩장은 "시세 차익 기대가 큰 핵심 입지나 희소성이 두드러진 대형 타입은 높은 분양가의 저항을 뚫고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며 "실수요자는 가성비 높은 소형으로, 자산가는 희소성 높은 대형으로 나뉘는 청약 양극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