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시설 부족에 ‘원정화장’ 9만건…수도권 부담 지방의 5배
고인을 화장하기 위해 거주지역 밖의 시설을 이용하는 이른바 '원정화장'이 연간 9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추모공원 내 화장로_2024.06.05) / 사진 = 서울시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고인을 화장하기 위해 거주지역 밖의 시설을 이용하는 이른바 '원정화장'이 연간 9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장례문화 변화로 화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시설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관외 화장 건수는 8만9882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화장 건수도 2020년 27만8069건에서 2025년 34만9419건으로 연평균 4.67% 증가했다. 올해는 6월까지 17만2564건이 이뤄졌다.
화장률은 2001년 38.5%에서 2020년 89.9%까지 높아졌다. 2030년에는 연간 화장 수요가 39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전국 화장시설은 2020년 60곳에서 올해 62곳으로 6년간 2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화장시설이 없는 지방자치단체도 85곳에 달한다.
특히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의 시설 부족이 두드러진다. 수도권 화장시설은 2021년 7곳으로 늘어난 이후 추가 확충되지 않았다.
시설 한 곳당 연간 화장 건수는 전국 평균 5636건이지만 수도권은 1만9657건으로 지방 3851건의 약 5배 수준이다.
신규 시설 건립이 주민 반대와 입지 갈등 등에 부딪히면서 기존 시설의 화장로를 늘리는 방식으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수도권 화장로는 2020년 89기에서 올해 112기로 증가했지만 화장로 1기당 처리 건수 역시 수도권이 1286건으로 지방 711건보다 많다.
정부는 지자체가 화장시설을 공동 설치하거나 신규 시설을 건립할 경우 국비를 우선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설 확대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화장시설 신·증축에 적용되는 국비 지원단가가 ㎡당 150만원으로 2008년 이후 동결돼 최근의 인건비와 건설비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내·외 이용자에게 서로 다른 사용료를 적용하면서 최대 10배까지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지역 내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유족에게 경제적 부담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고령화로 화장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광역 화장시설 공동 설치와 신규 시설 확충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