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홍 시의원 “주택진흥기금, 예산 심의 우회 수단 돼선 안 돼”
박계홍 의원.(사진=서울시의회 제공) 2026.09.04,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서울시가 추진 중인 '주택진흥기금'이 시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다주택자 대상 융자 지원을 배제하는 등 대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박계홍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3)은 지난 2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주택실 업무보고에서 '주택진흥기금 운용계획 변경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집행부에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4일 밝혔다.
박 의원은 기금이 일반회계나 특별회계와 달리 일정 범위의 운용계획 변경이 시의회 의결 없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집행부의 예산 심의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기금 설치와 운용 과정에서 사전·사후 보고 등 의회의 통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지방기금법상 기금은 일반회계나 특별회계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에 설치할 수 있지만, 주택진흥기금에 포함된 사업 상당수가 기존 예산사업과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청년안심주택 보증금 미반환 사태를 계기로 기금 설치 필요성을 내세운 과정 역시 충분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 문제도 거론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서울의 비아파트 인허가 비율은 2021년 35.3%에서 2026년 상반기 22.0%까지 낮아졌다. 박 의원은 서민층의 주거 부담을 고려해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관련 사업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맡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새롭게 포함된 정비사업 이주비 융자도 도마에 올랐다. 전체 220억원 규모 가운데 160억원이 신규 편성된 가운데, 박 의원은 다주택자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주비 지원이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민 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이 실제 지원이 절실한 무주택자와 서민에게 우선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 기준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금 운용의 자율성이 시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기금 설치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