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타자 ‘빚투’ 폭발…5대 은행 가계대출 이달에만 3조 원 급증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 서울뉴스통신 자료사진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에 은행권이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막바지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코스피 9,000선 돌파라는 역대급 증시 활황 속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동원한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리며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3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773조 7,8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70조 8,229억 원)과 비교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2조 9,627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매섭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7조 6,932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 1,778억 원 증가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마이너스통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 역시 1조 5,873억 원 늘어난 614조 9,753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가계대출 폭증 흐름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75조 3,892억 원으로 오월 말 대비 열흘 만에 6,194억 원이 증가했다. 이 중 신용대출이 4,862억 원 늘어난 30조 482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한 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38조 3,678억 원)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금융당국의 주문을 받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은 일제히 대출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우리은행은 당장 이날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면 신규 접수를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오는 26일부터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당 1억 원으로 묶고, 기존 연 소득 이내로 내어주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5,000만 원으로 반토막 낸다. 오는 7월부터는 마이너스통장 연장 시 평균 사용률이 10% 미만이면 한도를 최대 20%까지 강제 감액하는 고강도 대책도 시행한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이미 빗장을 걸어 잠근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1억 원, 마이너스통장을 5,0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15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일별 접수를 제한하고 3,000만 원 초과 마이너스통장 연장 시 최대 20%를 감액 중이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고액 연봉자 등을 포함한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 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마쳤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규제 속도전도 치열하다. 카카오뱅크는 전날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기존 2억 4,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신용대출(최대 3억 원→1억 원)과 마이너스통장(최대 1억 5,000만 원→5,000만 원) 한도를 일제히 칼질했다. 케이뱅크는 아예 지난 16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에 맞춰 은행권이 동시다발적으로 한도 축소와 상품 중단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당분간 ‘대출 막차 수요’를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연합회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포함한 11개 은행이 책정한 청년도약계좌 금리 최종안을 14일 공시했다. (서울시내 ATM 2023.6.14)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