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늘자 분할연금 급증…10년 만에 수급자 11만명 돌파

국민연금을 이혼한 배우자와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최근 10년 사이 9배 넘게 증가하며 1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_2023.01.30)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국민연금을 이혼한 배우자와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최근 10년 사이 9배 넘게 증가하며 1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혼인 생활을 유지하다 노년기에 이혼하는 이른바 '황혼이혼'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제도 보완을 위한 분할일시금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국민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는 11만1317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수급자 수는 1만1802명이었다. 약 10년 만에 9.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분할연금은 혼인 기간 동안 배우자의 국민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해 이혼 후 연금을 나눠 지급하는 제도다.

기본적으로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절반을 받을 수 있으며, 당사자 간 합의나 법원 판결에 따라 분할 비율을 달리 정할 수도 있다.

최근 황혼이혼 증가가 분할연금 수급자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997년 10년에서 지난해 17.2년으로 늘어났다.

전체 이혼 가운데 혼인 기간 20년 이상 부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9.8%에서 36.2%로 증가했다. 특히 30년 이상 혼인 생활을 유지한 뒤 이혼하는 비율은 지난해 16.6%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여성 수급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수급자 가운데 여성은 9만7592명, 남성은 1만3725명으로 여성 비중이 약 88%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70세 미만이 5만4267명으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 75세 미만 2만5758명, 60세 이상 65세 미만 1만94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급액은 개인별 편차가 컸다.

최고 수급자는 월 222만2770원을 받고 있지만 전체 평균 수급액은 월 27만1903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전체 수급자의 절반에 가까운 5만661명은 월 20만원 미만의 분할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제도는 이혼한 배우자가 실제로 노령연금을 수급해야만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배우자가 가입기간 부족으로 반환일시금을 수령하거나 연금 수급 이전에 사망할 경우 상대방의 분할연금 수급권도 사라질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국민연금연구원은 혼인 기간 5년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분할일시금을 지급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연금 수급 단계가 아닌 가입 이력 단계에서 권리를 분할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분할일시금 제도가 도입되면 반환일시금 수급 등으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며 "가입 이력 자체를 분할하는 방식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