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글로벌 산업 구도 재편하는 中 기업

지난 4월 8일 호주 캔버라의 비야디(BYD) 4S 대리점 앞에 전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경제, 산업적으로 훌륭한 기회입니다.” 마리아 헤수스 로렌사나 스페인 갈리시아 자치구 경제산업부 장관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이 갈리시아에 건설 예정인 전기차 공장 프로젝트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 공장은 SAIC의 유럽 최초 전기차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갈리시아가 “수십 년 만에 유치한 가장 중요한 산업 투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 프로젝트는 초기 투자액만 약 2억 유로(약 3천508억원)에 달한다. 연간 약 12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으며 2천3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낙관론은 처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치루이(奇瑞·Chery)와 스페인 이브로(Ebro) 간 파트너십으로 구(舊) 일본 닛산자동차 공장 부지가 활기를 되찾았다. 해당 공장은 지난 2021년 닛산이 스페인을 떠나면서 수년간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파트너십을 통해 치루이는 제조 전문성을 제공하고, 이브로는 스페인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일부 생산을 자사 브랜드로 진행하고 있다. 이 합작 회사는 최소 1천 명의 직원을 고용했으며 2024년부터 유럽 시장에 맞춘 신에너지차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만 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190개 국가 및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해외 중국 기업들은 총 3조6천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821억 달러의 세금을 납부했으며 502만 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 중 약 3분의 2는 현지 인력이다.

지난해 12월 2일 태국 2025 방콕 국제 모터쇼에 마련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선란(深藍∙Deepal) 부스. (사진=신화통신 제공)

웨이젠궈(魏建國)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해외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이 고립된 공장, 개별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산업 클러스터, 통합 공급사슬, 현지화 운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 전 부부장은 또 기업들이 현지 경제 및 발전 전략과의 통합을 심화함에 따라 ‘중국 기술, 글로벌 혁신, 현지 서비스’를 결합한 모델이 투자 대상국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태국 동부경제회랑(EEC)에 위치한 중국 대표 가전기업 메이디(美的·Midea) 에어컨 공장은 6초에 1대씩 완제품을 생산해 동남아, 유럽, 북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 능력은 500만 대를 상회한다.

중국의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제공업체들도 신흥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과거엔 접근할 수 없었던 현지 디지털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올 1월 기준 알리바바의 AI 모델 ‘첸원(千問·Qwen)’ 제품군은 협력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서 7억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픈소스 AI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웨이 전 부부장은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가 차세대 글로벌화에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앞으로 세계 무역 및 투자 환경이 더욱 균형 있고 포용적으로 변모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은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시장 참여자에서 선도자로, 그리고 현지 경제에 더욱 깊이 융합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화 여정에 새로운 장을 쓰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