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수님이 회사로 출근"…中 제조 공장 파고든 '고학력 인재들'

지난 2024년 4월 3일 난창(南昌)대학 국가 실리콘 기반 LED 공정기술 연구센터에서 한 엔지니어가 칩의 전기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중국 대학의 고급 연구 인력이 기업에 대거 투입되고 있다.

장시(江西)성 잉탄(鷹潭)시에 위치한 장시 나이러(耐樂)구리업회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3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하이엔드 구리 제품 생산에 힘써 왔으며 무산소 구리 파이프를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마리(馬力) 나이러구리업회사 총공정사는 자사가 한때 해외 기업들이 독점했던 핵심 제조 기술을 개발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등 핵심 부품의 방열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러의 제품 혁신을 이끈 건 난창(南昌)대학의 줘하이어우(卓海鷗) 연구팀이다. 줘하이어우 난창대학 국제소재혁신연구원 부원장은 2023년 모교에서 나이러로 파견돼 ‘과학기술직 임원’을 맡았다.

줘 부원장은 “대학과 회사의 인재를 모아 학제 간 연구팀을 꾸렸다”면서 “핵심 과제는 자재 성능과 가공 절차 측면에서 홈이 있는 구리 파이프의 기술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약 1년 동안 이어진 반복적인 실험 끝에 연구팀은 고성능 무산소 구리 홈 파이프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해당 제품의 연간 생산액은 1억 위안(약 225억원) 이상에 달한다.

2024년 장시성은 기업들이 전국 대학, 연구기관, 중앙기업(중앙정부의 관리를 받는 국유기업)의 연구원들을 ‘과학기술직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장려했다. 산업·혁신·인재 생태계의 통합을 심화하고 기업 차원의 기술 혁신과 산업 변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7월 12일 장시(江西)성 상라오(上饒)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징커(晶科)에너지 ‘스마트 대공장’. (사진=신화통신 제공)

프로그램 시행을 통해 채용된 1천100명 이상이 500여 개 기업에서 ‘과학기술직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약 300건의 과학기술 성과를 달성해 10억 위안(2천250억원) 이상의 직접적인 경제 효익을 창출했다. 프로그램은 전자정보, 신에너지, 바이오 의약 등 12개 핵심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에 따라 중국은 우수 인재를 기업에 유입시키기 위해 연구자들이 창업을 하거나 겸직을 하며 중복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정비했다. 더불어 산업계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R&D)을 독려하고 있다.

위젠궈(于建國) 화둥(華東)이공대학 교수는 “대학들이 연구 성과를 전환하고 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겪는 두 가지 난제를 해결했다”며 “더 나아가 인재가 혁신을 이끌고 혁신이 산업을 주도하는 선순환이 형성됐다”고 피력했다.

장시성 간저우(贛州)시 신펑(信豐)현도 유연한 인재 유치 메커니즘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곳의 ‘과학기술직 임원’들은 산학연 협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약 30개 대학이 현지 기업들과 협력해 매년 400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30여 개의 산학연 플랫폼을 공동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