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유럽과 체납 추적 공조 확대…동시 세무조사도 추진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헝가리 국세청장회의'에서 페렌츠 바구이헤이 헝가리 국세청장과 징수공조 실무협정(MOU)에 서명하고 있다. (2026.05.14) / 사진 = 국세청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국세청이 유럽 주요 국가들과 체납 세금 환수와 역외탈세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체계를 강화하며 해외 은닉재산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국세청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헝가리, 벨기에, 영국을 방문해 각국 국세청장과 잇달아 회동하고 징수공조 실무협정(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기존 아시아·태평양 중심이었던 국제 징수공조 범위를 유럽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임 청장은 회담 과정에서 실제 해외재산 환수 절차가 진행 중인 역외탈세 및 고액 체납 사례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프로스포츠 리그에서 활동했던 한 외국인 선수는 국내 세금을 체납한 뒤 유럽 리그로 이적했으며, 현재 현지 과세당국이 한국 국세청 요청에 따라 해당 체납자의 현지 자산 압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 청장은 상대국 과세당국에 우리 측 집행 권원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신속하고 적극적인 징수 협조를 요청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장기간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해외 여러 지역에서 차명 사업을 운영해 온 고액 상습 체납자와, 기술 제공 대가를 해외 법인 계좌로 우회 수취해 어느 국가에도 세금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사업가 사례 등이 공유됐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국가 간 과세정보 교환을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양국 과세당국이 동시에 조사에 착수하는 ‘동시 세무조사’ 방안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동시 세무조사는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 가운데 상대국 과세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진행하는 국제 공조 방식이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해외 은닉재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체납 세금 환수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문 기간 동안 국가별 세정 협력 논의도 이어졌다.

지난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헝가리 국세청장 회의에서는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이 겪는 부가가치세 환급 관련 애로사항이 전달됐다. 이와 함께 헝가리 국세청의 국세외수입 징수 체계와 운영 방식에 대한 설명도 진행됐다.

이어 지난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첫 한-벨기에 국세청장 회의가 열렸다. 필립 반 데 벨데 벨기에 국세청장은 한국 국세청의 징수공조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체납세금 관리 협의체 참여를 제안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벨기에 국세청장회의'에서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서명한 뒤 필립 반 데 벨데 벨기에 국세청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5.14) / 사진 = 국세청

양국은 기업들의 세무 관련 애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과세당국 간 별도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임 청장은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존-폴 마크스 영국 국세청장과 만나 우리 기업 지원과 세정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탈세 신고 포상제도와 체납징수 운영 현황 등 주요 세정 정책 경험도 공유했다.

국세청은 “이번 유럽 3개국과의 징수공조 협정 체결을 계기로 해외 체납재산 환수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세무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