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름값 무서워 못 타겠다…고유가 시대, 독일서 질주하는 中 전기차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연료 가격 상승으로 독일에서 가격 경쟁력과 첨단 기술을 내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순수전기차(BEV) 등록 대수는 7만7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2%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는 13% 증가한 2만9천900대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입지도 넓어졌다. 3월 비야디(BYD), 링파오(零跑·Leap Motor) 등 브랜드는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배 증가했으며 샤오펑(小鵬·Xpeng)은 두 배 이상 팔려나갔다.

이 같은 판매량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는 연료비 상승이 꼽힌다. 독일 자동차클럽(ADAC)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경유 가격은 L(리터)당 약 2.5유로(약 4천317.5원), E10 휘발유 가격은 약 2.24유로(3천868.48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급등은 중동 지역 긴장으로 인해 석유 운송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이미 높은 수준에 있던 유럽의 에너지 비용을 더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독일 정부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주유소의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한 차례로 제한해 변동성을 줄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이 고유가로 인해 확대되는 압박을 부분적으로 상쇄하는 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전기차는 단순히 친환경적인 선택을 넘어 경제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으로 인식되는 추세다. 베를린의 딜러 드미트리 콜레스니크는 중국산 전기차가 ▷경쟁력 있는 가격 ▷견고한 품질 ▷첨단 기술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쇼륨에서도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베를린 중심부의 한 BYD 대리점 영업 직원은 이전에는 결정을 내리는 데 몇 주가 걸리던 고객들이 이제는 며칠 내에 구매를 확정 짓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여러 중국산 전기차 모델을 시승한 마그린 토마소는 BYD ‘ATTO 3’의 구매를 결정하며 낮은 유지비와 첨단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인센티브 정책도 관련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신규 전기차 구입 시 최대 6천 유로(1천36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공급사슬 ▷원가 관리 ▷소프트웨어 통합 등의 우위를 이용해 입지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윈(鄭贇) 롤랜드버거 수석 파트너는 이것이 단순히 차량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유럽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립하고 장기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는 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