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우울 위험 더 높다…전자담배·이중 흡연 더 취약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우울과 자살 사고, 수면 문제 등 정신건강 지표에서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궐련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 흡연자의 경우 우울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3배 이상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5일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발표된 ‘금연 지속 기간 및 전자담배 전환과 정신건강의 연관성’ 연구에 따르면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참여자 21만8921명을 분석한 결과 흡연 여부에 따라 정신건강 지표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비흡연자의 우울 정도를 1로 기준했을 때 궐련담배 단독 사용자는 2.53,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는 2.8로 나타났다. 특히 궐련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 사용자의 경우 우울 수준이 3.74로 가장 높았다.

자살 사고와 관련된 지표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됐다. 지난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하고 전문 상담을 받은 경험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비흡연자를 1로 설정했을 때 궐련담배 단독 사용자는 2.38,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는 3.57, 이중 사용자는 3.11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낮은 수면의 질은 비흡연자를 1로 했을 때 궐련담배 단독 사용자 1.2,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 1.39, 이중 사용자 1.85로 나타났다.

흡연을 중단한 금연자의 경우 우울 1.84, 자살 사고 2.1, 낮은 수면의 질 1.19로 비흡연자보다 다소 높았지만 현재 흡연자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금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과 자살 사고, 수면 문제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해외 연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캐나다에서 성인 5만30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최근 30일 이내 전자담배 사용이 정신건강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니코틴이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해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열 대한금연학회장(국립암센터 교수)은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파민 분비가 감소하면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상 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불안과 우울 같은 정서적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연구에서 금연 이후 우울 증상이 상당히 완화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며 “담배에 의존하기보다 금연과 신체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