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확산에도 청년 고용 감소 뚜렷하지 않아…고노출 직업 오히려 증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업무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청년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직업별 AI 노출도를 기준으로 고용 변화를 분석한 결과, AI에 많이 노출된 직업군의 고용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NABO 인구·고용동향&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AI 고노출 직업군의 구인 및 청년 채용 추세는 다른 직업군과 비교해 뚜렷한 감소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직업에서는 오히려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생성형 AI 노출도’를 기준으로 국내 직업을 △고노출 △중간 노출 △저노출 △비노출 등 4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회계·경리 사무원, 금융·보험 사무원 및 전문가, 고객 상담 및 모니터 요원, 컴퓨터·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고노출 직업군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 수는 챗GPT 출시 이후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청년층에서도 고노출 직업 취업자가 늘어난 반면, 중간 노출 직업의 고용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직업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회계·경리 사무원, 고객 상담 및 모니터 요원, 작가·언론 관련 전문가에서는 취업자 수 감소가 관찰됐다. 특히 회계·경리 사무원은 청년 채용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컴퓨터시스템·소프트웨어 전문가, 금융·보험 전문가, 인사·경영 전문가 등은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전문직의 경우 생성형 AI가 자동화보다는 업무 ‘증강’ 효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회귀분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의 고용이 감소했다는 통계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AI 노출도가 높을수록 고용 변화율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신규 인력 수요 측면에서도 AI 고노출 직업의 구인 및 청년 채용 규모는 다른 직업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22년 11월 이후 청년 채용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직업은 텔레마케터와 회계·경리 사무원 정도로 나타났다. 금융·보험 사무원 및 전문가, 작가·통번역가 등 일부 직군은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했다.

천경록 예정처 경제분석관은 “생성형 AI 확산 이후 고노출 직업의 고용과 신규 수요가 감소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일부 직업군에서는 청년 고용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분석 자료의 한계를 언급하며, 생성형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생성형 AI의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향후 1~2년 사이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I 확산이 청년 고용에 미칠 파장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직업별 특성을 고려한 면밀한 후속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