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지정병원 직행’…정부, 응급실 뺑뺑이 차단 시범사업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심정지·중증외상 환자를 사전에 지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하는 체계를 도입한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내 적정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도록 하고, 현장 구급대가 병원 수용 여부 확인 대신 환자 처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광역시와 전북, 전남 등 3개 광역자치단체에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시행된다.

주요 내용은 최중증 환자에 대한 ‘직행 이송’이다. 심정지나 중증외상 환자는 사전에 지정된 의료기관으로 바로 이송한다. 중증환자(pre-KTAS 1~2)의 경우 광역상황실이 의료 전문성과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적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하고, 119 구급대는 환자 처치에 전념한다.

만약 적정 시간 내 이송 병원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에는 우선수용병원으로 옮긴 뒤 해당 병원이 전원 연계까지 담당한다. 이를 위해 119 구급대는 환자 정보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동시에 전송한다.

중등증 이하 환자(pre-KTAS 3~5)는 기존 이송 지침과 의료자원 현황을 고려해 119 구급대가 즉시 병원을 결정한다. 절단 수술, 소아,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은 인접 시·도 의료자원까지 반영해 상황·증상별 이송 병원 목록을 정비한다.

정보 공유 체계도 강화한다.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현장 환자 정보와 병원 중환자실·수술실 가용 현황 등을 실시간 공유해 수용 능력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점검을 위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 가이드라인과 사례 분석을 거쳐 올해 하반기 전국 확대를 위한 표준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을 보완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확충과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의대 설립 등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역사회가 논의의 중심이 돼야 실효성 있는 해법이 나온다”며 공동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도 “중증 응급환자에게는 골든타임 확보가 핵심”이라며 “국민이 길 위에서 불안에 떨지 않도록 생명 보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이 응급환자 이송 체계의 구조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