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해 성장률 작년보다 상당폭 개선”…통화정책은 ‘신중’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미국의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소비 심리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폭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바 있다.

물가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안정과 변동성이 혼재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국제 유가와 환율 추이가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148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연말 외환 수급 안정 대책 등으로 상승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주식시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과잉 투자와 기존 산업 대체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고채 금리 역시 국내외 통화정책 기대 변화와 자금 이동(머니무브), 대외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상당폭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금융안정과 관련해선 “국내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자영업자 등 취약 부문의 신용위험이 상존한다”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증 우려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2.5%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경기,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환시장 안정과 수급 개선을 위해 한시적 외화 지급준비금 부리를 시행하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에는 긴급여신 제도 하에서 은행 보유 대출채권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했으며, 향후 상설대출 대상 기관과 적격 담보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성장 회복 기대와 금융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향후 금리 결정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