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센서 달았더니 분쟁 줄었다…입주민 90% “민원 경험 없어”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주택에 도입한 층간소음 예방 센서 ‘노이즈가드’ 설치 이후, 입주민 10명 중 9명이 층간소음 관련 민원을 주거나 받은 경험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순 경고 시스템이 아니라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토지주택연구원이 발표한 ‘주거서비스를 고려한 공동주택 층간소음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Ⅱ)’ 연구에 따르면, 층간소음 중재상담센터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되는 공동주택 분쟁은 연간 3만 건을 넘는다. 층간소음은 단순 민원을 넘어 폭력과 소송으로까지 번지는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소음 발생 후 민원이 접수되면 관리자가 중재하는 사후 대응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소음을 낸 당사자가 스스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갈등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LH가 2024년 신축·기축 공동주택에 도입한 ‘노이즈가드’는 벽에 매립된 센서가 진동을 감지하면 해당 가구에 즉시 주의 알림을 보내는 구조다. 소음 유발 가구가 상황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행동을 바꾸도록 설계됐다.
설치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축주택 거주자의 54.1%는 “소음 발생에 더 주의하게 됐다”고 답했다. 신축주택 거주자도 47.7%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신경 쓰게 됐다고 응답했다.
행동 변화도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신축주택에서는 △슬리퍼 착용(46.3%) △의자 끌림 방지 캡 설치(40.0%)가 많았고, 기축주택에서는 △보행 습관 변경(42.7%) △방진·방음 매트 설치 등의 실천이 뒤를 이었다.
예방 효과는 신축주택과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특히 높았다. 자녀가 있는 신축주택 가구의 70.5%가 소음 예방 효과를 체감했다고 답한 반면, 자녀가 없는 기축주택 가구는 33.3%에 그쳤다.
연구진은 “아이들이 뛰는 등 일상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부모의 심리적 부담과 이웃 간 잠재적 갈등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90%는 노이즈가드 설치 이후 층간소음 민원을 제기하거나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주관적 만족도를 넘어 실제 분쟁 예방 효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향후 시장 확대와 기술 고도화를 위해 층간소음 예방 시스템 프로토콜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양한 제조사가 독립적인 감지기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