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더 내려야 산다”…매물 쌓인 헬리오시티, 거래는 ‘멈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설 연휴 이후 강남권 대표 단지인 헬리오시티에 급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실제 계약은 좀처럼 성사되지 않고 있다.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버티기에 들어갔고, 매도자는 호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거래 공백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매물은 905건으로, 한 달 전(514건) 대비 76% 급증했다. 다주택자 매물이 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거래는 위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송파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97건으로, 지난해 10월(599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보유세, 대출 규제 등 정책 방향이 불확실해 매수·매도자 모두 쉽게 결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간극이 커 눈치싸움만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단지에서는 전용 84㎡(9층)가 23억8200만원에 거래되며 시장을 흔들었다. 직전 한 달 전 같은 면적(11층)이 31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억5800만원 낮은 수준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가족 간 직거래로 추정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최근 3개월 실거래가 대비 30% 또는 3억원 중 적은 금액 범위 내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거래 소식이 확산되자 매수 문의는 늘었지만, 가격 눈높이는 더욱 낮아졌다. 한 중개업소는 “현재 호가보다 2~3억원 낮은 급매가 나오면 연락해달라는 문의가 대부분”이라며 “매도자 입장에서는 수억원을 한 번에 낮추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전용 84㎡ 호가는 28억~29억원대가 형성돼 있다. 올해 초 27억5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었지만 1층 매물이었다는 점에서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는 “무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먼저 처분한 상태라야 협상 여지가 있다”며 “3월 중순이나 말까지 실거래가가 형성돼야 방향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지거래계약 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4월 중순 이전 계약이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3월 중순까지 매도·매수자 간 치열한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부가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세 낀 매물’은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용 140㎡(42평) 매물이 31억5000만원에 최근 계약됐다는 전언도 나왔다. 전세를 안고 매수할 경우 초기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 대형 평형에서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매는 쌓였지만 거래는 멈춘 상황. “3억원은 더 빠져야 한다”는 매수자와 “그 가격엔 못 판다”는 매도자 사이에서, 강남권 대장 단지의 봄 시세 향방이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