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격차 사상 최고…‘똘똘한 한 채’ 선호에 양극화 가속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규제가 강화됐지만, 서울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저가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조 속에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짙어지면서 집값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92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이다. 같은 달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4억6593만원으로, 지난해 5월 30억원을 넘어선 이후 8개월 만에 4억원 이상 올랐다.
반면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84만원에 그쳤다. 저가 아파트는 2024년 1월 4억9913만원으로 5억원 아래로 내려간 뒤 2년 가까이 4억원대에 머물다가 올해 1월에서야 5억원을 회복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5분위 배율은 12.95로 역대 최고치다. 전국 1분위 평균 가격은 1억1517만원, 5분위는 14억9169만원으로 고가 아파트 1채 가격으로 저가 아파트 약 13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출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가 지역의 상승폭이 중저가 밀집 지역보다 컸다는 평가다. KB부동산 주간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2% 올라 53주 연속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는 관악구(0.94%), 강서구(0.67%), 종로구(0.59%), 마포구(0.57%), 서대문구(0.50%) 등에서 두드러졌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 강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구정은 부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심화시켜 시장 양극화를 키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강화가 곧바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중과 시행 이전에는 매물이 나오겠지만, 시행 이후에는 매물 잠김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부동산R114 백새롬 책임연구원 역시 “봄까지는 절세를 노린 매물이 늘 수 있으나, 과거 중과세 경험을 고려하면 매물 증가가 가격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