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론 다시 고개…거래 위축 속 ‘연착륙’ 해법 요구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도 서울 집값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자,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추가 세제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거래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보유 부담 강화와 동시에 양도·취득세 등 거래세 인하를 병행하는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와 관련해 언급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거래 시차를 감안해도 거래 위축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물은 9만9000여 건에서 10만여 건으로 1%대 증가에 그쳐, 급매물은 늘고 있으나 처분 속도는 더디다.

집값 흐름도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첫째 주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오르며 52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10·15 대책과 올해 1·29 공급 대책 이후에도 시장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나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등 보유세 강화 방안이 다시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해 비교적 신속한 정책 수단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보유세 부담만 높일 경우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우려가 크다. 세 부담이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되며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전세가격이 1% 안팎 오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9만 원을 넘어선 상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보유세를 주택 가액 단위로 합리화하되, 매수자의 부담을 낮추는 거래세 인하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강화만으로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이를 소화할 매수 여력이 부족하다”며 “양도·취득세 인하를 함께 추진해야 거래가 숨통을 틀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