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매도 대신 증여로 선회…양도세 중과 앞두고 ‘버티기’ 확산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에 의미 있는 매물이 추가로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이미 정리할 매물은 대부분 정리됐고, 남은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증여나 보유를 선택하며 시간을 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되면서, 매도 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중장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양도세 부담을 감수하느니 보유세를 내고 버티는 전략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보유세·양도세 중과에도 집값이 급등했던 경험 역시 매도 결정을 미루는 학습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도세 중과는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 30%포인트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고 세율은 82.5%에 달한다. 2022년 5월 이후 유예됐던 중과가 재개될 경우, 오는 5월 10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는 양도차익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크게 늘면서 적용 대상도 확대됐다.

실제 세 부담은 크게 증가한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도 차익이 10억원일 경우 기존에는 양도세로 3억2891만원을 냈지만, 중과 시행 시 2주택자는 6억4076만원, 3주택자는 7억5048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증여 건수는 8491건으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5.35%(5550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하반기에 집중됐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도 대신 증여로 선회하는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물 잠김이 심화되면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