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재개 임박…보유세 카드까지 거론에 다주택자 ‘관망’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시사되자 ‘절세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정부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관망 기류가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5월 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재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하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양도세 중과는 기본세율(6~45%)에 더해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를 추가 부과하는 제도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에 달한다. 2022년 5월 이후 유예됐던 중과가 재개되면, 5월 10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는 막대한 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적용 대상도 크게 늘었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과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세 부담 강화를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 공급 확대 해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매물 잠김 완화와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도 차익이 10억원일 경우, 양도세는 기존 3억2891만원에서 중과 적용 시 2주택자는 6억4076만원, 3주택자는 7억5048만원으로 늘어난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정부는 보유세 등 추가 세제 개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이라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 세금 감면은 이상하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매물 출회를 막고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보유세 강화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정부 기대와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양도세 중과로 ‘절세 매물’을 기대했지만,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나서며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이 심화됐고, 집값 급등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5월 9일 이전 일부 급매가 나올 수는 있으나, 이후에는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71%로, 집값 급등기였던 2018년과 2021년을 넘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이런 경험은 다주택자들의 ‘버티면 오른다’는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쳐 매물이 나오더라도 이를 소화할 매수층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매 계약 이후 잔금까지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점, 토허제 지역에서 전세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즉각 매도하기 어렵다는 점도 거래 회복의 제약 요인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강력한 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공급 부족 우려와 가격 상승 기대가 더 큰 상황”이라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세금을 감수하기보다 보유하거나 증여로 선회하는 사례가 늘어 매물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