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은 최고치인데…청년층만 멈춘 회복, 산업 구조가 발목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지난해 전체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외형상 고용 회복세를 보였지만, 청년층만은 그 흐름에서 비켜나 있었다. 취업자 수는 5년 연속 증가했으나 20·30대 고용 부진이 이어지며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의 구조적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상 고용률은 62.9%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15~64세 고용률도 69.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취업자 수는 2021년 이후 5년 연속 늘어 연평균 37만 명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들여다보면 청년층만 예외였다. 15~29세 고용률은 45.0%로 전년보다 1.1%포인트 하락하며 3년 연속 감소했다. 월별 지표에서도 지난해 12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20개월 연속 하락했고, 청년 취업자 수는 38개월째 줄었다. 특히 노동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25~29세 고용률이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점은 신규 인력을 흡수할 여력이 약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청년 고용 부진은 ‘쉬었음’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40만8000명으로 크게 늘었고, 30대 역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쉬었음’은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상태로, 반복된 취업 실패와 장기 구직에 따른 이탈 가능성을 시사한다. 설동훈 교수는 “핵심 진입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신규 채용 일자리 자체가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산업 구조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청년층을 흡수해 온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반면, 정부 재정이 투입된 보건·복지 등 공공·돌봄·단기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늘었다. 지난해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각각 7만3000명, 12만5000명 감소한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3만7000명 늘었다. 이병훈 교수는 “고용 증가가 특정 서비스업에 쏠리면 민간 주도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을 단기 경기 대응이 아닌 구조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AI 확산과 채용 방식 변화에 맞춘 재교육·전환훈련, 진로 설계 지원을 강화하고 주거·금융·심리 지원을 묶은 종합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 회복의 온기가 청년층까지 닿을 수 있을지, 산업 회복과 정책 전환의 속도가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