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 급감에 ‘똘똘한 한 채’ 쏠림…서울 집값 상승 압력 확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전례 없는 ‘입주 절벽’이 가시화되며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수요 억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음에도,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격 상승 기대가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대책’을 비롯해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을 골자로 한 ‘9·7대책’,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은 ‘10·15대책’까지 연이어 발표했다. 이달 중순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추가 공급 대책이 예고됐다. 다만 대책 이후 매물은 줄고 거래는 급감하는 ‘거래절벽’이 심화되는 가운데, 강남·용산 등 상급지 재건축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며 가격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실제 강남권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전용 103㎡)’는 이달 초 44억70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를 넘어섰다.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전용 59㎡)’ 역시 14억4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수급 불균형이 서울 집값의 구조적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핵심 지역으로 매입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입주 물량 감소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8만7255가구로, 전년(11만9853가구) 대비 27.2%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은 1만6262가구로 55.9% 급감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하반기에 몰려 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5만6110가구, 1만4982가구 수준이다.
올해 서울 집값이 4%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간담회에서 올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4.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성 확대와 금리 하락, 공급 부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10년간 명목성장률을 웃돈 유동성 증가로 자산 가격 상승 압력이 누적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리 인하 흐름과 최근 4년간 약 60만 가구에 이르는 착공 부족(정부 추산)이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며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히고 추가 대책을 예고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