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한국 경제리스크 초고위험 수준”…통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 촉구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위험 수위에 올라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경제 리스크는 부정적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돼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이 14일 발표한 ‘2026년 대외 리스크가 한국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지정학·환경·사회·기술 등 5대 대외 리스크 가운데 경제 리스크가 초고위험 구간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조사에서 저위험 수준이었던 지정학 리스크와 기술 리스크도 이번 조사에서는 모두 초고위험 구간으로 상승했다.

세부 요인별 위험도 평가에서는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가 2023년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가장 높은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무역장벽 확대가 한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위 10대 리스크 가운데 9개가 경제 요인으로 분류되며, 경제 리스크에 대한 위험 인식이 과거보다 크게 집중된 모습이다. 환율 변동성, 물가 불안정, 금융시장 불안정성 등 금융 관련 리스크의 순위가 상승한 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확대를 시사한다. 여기에 지정학적 대립과 유가·원자재 가격 리스크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급망 위기가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해 미·중 갈등과 주요국 수출 규제 확대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책 대응 수준은 리스크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 리스크에 대한 정책 대응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결속력 약화와 양극화, 글로벌 인구구조 변화, 부채위기 대응이 특히 취약한 영역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사회결속력 약화와 양극화 문제가 2023년과 2025년 조사 모두에서 정책 대응이 가장 부족한 항목으로 꼽혔다며, 반복되는 경제 충격을 흡수·완충할 사회적 장치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을 대비해 물가·환율·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거시경제 안정 정책과 함께 통상 전략 다변화, 공급망 안정화, 수출 구조 고도화 등 구조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실물경기 부진과 대외 가격 불확실성, 공급망 불안은 전 산업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리스크인 만큼 범산업적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ICT 산업의 기술·사이버 리스크 관리, 기계 산업의 지정학·사회·환경 리스크 복합 대응, 소재·신산업 분야의 환경 규제와 기후 대응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원복 부연구위원은 “경제·지정학·기술 리스크가 모두 초고위험 구간에 진입했음에도 일부 핵심 리스크에서 정책 대응이 오히려 후퇴해 리스크와 대응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실물과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경제 리스크의 연계성과 충격 전이를 고려해, 개별 리스크 중심의 분절적 대응을 넘어 중심 리스크를 기준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재정렬하고 통합적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