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연동제 적용 범위 확대…에너지 비용까지 반영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정부가 납품대금연동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예고하면서, 제도가 소기업까지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제도 개선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집행 과정에서 소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납품대금연동제는 기존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뿐 아니라 에너지 경비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납품대금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그 변동분을 납품대금에 연동해 조정하는 제도로, 원가 상승 부담이 중소기업에 일방적으로 전가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2023년 도입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제도의 실효성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해 우수 이행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추가한다. 납품대금연동제를 성실히 이행하는 기업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보유한 ‘수·위탁 직권조사’ 면제 혜택을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직권조사는 신고가 없어도 위법 행위가 의심될 경우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제도 개선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3·4차 벤더로 내려갈수록 실제 적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은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만, 영세한 소기업은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수 거래와 달리 수출 거래에서는 에너지 비용을 포함한 원가 구조를 해외 거래처가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알루미늄 업체를 운영하는 또 다른 대표 역시 “과거 종이 어음 폐지 정책처럼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를 봐왔다”며 “소기업이 체감하지 못하면 이번 대책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영 여건을 고려하면 제도 개선보다 저금리 금융 지원이 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인센티브 설계를 보다 촘촘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용진 교수는 “납품대금연동제는 법적 강제보다 협의를 통한 정착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법인세 감면이나, 2차 벤더가 3차 벤더를 지원할 경우 손비로 인정해주는 방식 등 실질적 유인을 늘리면 참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노민선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도 “연동제 도입 이후 현장의 공정성이 일부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며 “소기업이 배제되는 왜곡을 막기 위해 참여 주체 전반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제도 확대가 소기업까지 체감되는 상생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향후 집행 과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