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피해 경매로 몰린 수요…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3년6개월 만에 최고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2.9%를 기록하며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주택 수요가 대거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27건으로,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낙찰률은 42.5%로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102.9%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 응찰자 수는 6.7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낙찰가율은 오히려 상승해 경쟁의 강도를 보여줬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122.0%), 성동구(120.5%), 강동구(117.3%) 등이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도봉구와 노원구도 각각 큰 폭으로 반등하며 서울 전반으로 경매 열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규제 강화로 일반 매매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경매시장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과 맞물려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8%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최근 수년 사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송파·성동·마포·강남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산됐고, 전셋값 역시 2년 연속 오르며 전세 물건 감소와 월세 전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경매시장 과열에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대중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확보하려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까지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매물은 줄고 수요는 늘어 서울을 중심으로 낙찰가율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