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중 운동하다 숨진 교사…법원 “공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송경신 기자 = 교육공무원 연수 기간 중 배드민턴을 치다 쓰러져 숨진 교사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업무상 과로나 직무 스트레스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사망한 교사 A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연수 기간 중이던 당시, 자택 인근 배드민턴장에서 운동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심정지로 결국 사망했다.

유족 측은 A씨가 오랜 교직 생활 동안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왔으며, 특히 과거 근무 학교에서 학교장이 여교사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직무상 스트레스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며 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A씨의 사망 원인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보다는 개인의 체질적 요인이나 기저질환에 더 크게 기인한 것으로 판단해 급여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유족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가 사망 전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상병 발병 전 6개월 동안 초과근무를 한 사실이 없고, 겨울방학과 연수 기간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시간이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만성적인 과로 상태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발병 시점을 전후해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 사건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 등 특이한 상황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이 발생했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됐다는 의학적 근거 역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뇌동맥류가 고혈압, 연령, 격렬한 신체 활동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A씨가 고혈압 기저질환을 가진 상태에서 배드민턴이라는 비교적 격렬한 운동을 하던 중 발병한 점을 고려하면, 공무상 스트레스와 무관한 요인으로 질환이 발생했거나 기존 질환이 운동 중 파열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