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안전투자 가속상각 허용…동일노동·동일임금 법제화 추진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산업현장 안전투자에 대한 가속상각 특례를 허용하고,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법제화해 노동시장 구조 개선에 나선다. 재정·세제·금융·조달 수단을 총동원해 안전투자를 촉진하는 동시에, 중대재해를 반복하는 기업에는 과징금과 공공입찰 페널티 등 제재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9일 대통령 주재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안전이 기본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핵심 축으로, 영세사업장부터 대기업, 원·하청 구조와 플랫폼 노동까지 포괄하는 산업안전관리 체계의 전면 개편을 목표로 한다.

재정 지원부터 대폭 확대된다. 1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안전장비 재정지원 비율은 기존 70%에서 90%로 상향되고, 산재예방시설 융자 규모도 4600억원에서 5400억원으로 늘어난다. 안전설비 투자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 실질적인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세제 지원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 정규직 근로자 중심에서 벗어나 도급·특수고용·배달 종사자 등의 안전을 위한 시설 투자까지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한다. 법령상 의무시설뿐 아니라 AI 관제시스템, 안전감지 드론 등 신기술 기반 안전설비도 인정된다. 연구·인력개발(R&D)과 투자세액공제에 더해 중소기업 안전투자에 가속상각 특례를 허용함으로써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춘다.

금융·조달 제도 역시 안전 중심으로 재편된다. 고위험 공사의 발주 방식은 일반경쟁입찰에서 실적제한입찰로 전환되고, 물품·용역을 포함한 공공입찰 전 분야에서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페널티가 신설된다. 쇼핑몰 등록 배제, 적격심사 감점, 우수제품 지정 심사 감점 및 지정 연장 배제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공공공사 간접공사비 산정기준도 강화해 현장 안전관리 기반을 확충한다.

책임과 제재, 감독 역시 강화된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함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안전관리 의무를 명확히 하고 처벌 근거를 보강한다.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사망사고가 반복될 경우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건설안전특별법에 따라 매출액의 3% 이내(상한 1000억원) 과징금 또는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도록 한다. 작업중지 기준도 ‘급박한 위험’에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까지 확대해 예방 중심의 감독으로 전환한다.

노동시장 구조 개선도 병행된다.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법제화하고, 공공·민간 임금·고용정보 공시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직무·성과 중심의 공정한 보상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대·중소기업, 정규·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완화하고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개정된 노동조합법의 현장 안착을 위해 제도 보완과 집행력 강화에도 나선다. 원·하청 구조와 플랫폼 노동 확산에 대응해 교섭 구조를 합리화하는 한편, 불법 점거·업무방해·폭력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되 합법적 노조 활동은 폭넓게 보장해 ‘책임 있는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