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자수 상설전 새단장…개관 4년 만에 전면 개편
【서울 = 서울뉴스통신】 송경신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은 개관 4년 만에 자수 상설전을 전면 개편했다고 9일 밝혔다.
새 단장을 마친 상설전은 ‘자수, 염원을 그리다’를 제목으로 공간과 전시품을 대폭 재구성해, 우리 전통자수의 가치와 의미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전시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박물관 전시3동 2층에서 운영 중이다.
이번 상설전은 전통 직물 공예 가운데 자수에 주목해, 자수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삶의 바람과 기원을 담아온 기록 매체였음을 조명한다. 전시는 사람의 일생을 한 편의 꿈에 비유하며, 탄생과 성장, 혼인과 관직, 장수와 내세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의 염원을 자수 작품으로 풀어냈다.
구성은 ‘꿈과 같은 사람의 한평생’을 시작으로 △금지옥엽, 티 없이 자라길 바라는 마음 △부귀다남, 가정의 번영을 기원하는 염원 △목민지관, 백성을 살피는 관료의 책임 △수복강녕, 건강하고 평안한 노후 △극락왕생, 내세의 안녕까지 다섯 흐름으로 이어진다. 각 주제마다 돌띠와 아기 옷, 활옷, 만민송덕 병풍, 노안도 병풍, 혼례복 등 삶의 단계별 바람을 담은 자수품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는 서울시 신규 지정문화유산과 서울공예박물관의 신규 수집·기증 작품, 그리고 지정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재현 작품이 다수 공개됐다.
국가등록문화유산 ‘김선희 혼례복’을 비롯해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김광균 자수굴레’,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 ‘운산군수 이용식 만인수첩’, ‘자수 노안도 병풍’ 등 총 5건의 지정·등록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은 1898년 제작된 작품으로, 복원 과정을 거쳐 2024년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병풍 일부와 함께 미디어 자료를 통해 병풍에 담긴 ‘구성 8경’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신규 기증 작품으로는 ‘김광균 자수굴레’와 ‘김선희 혼례복’을 포함해 총 4건이 전시된다. ‘자수굴레’는 1930년대 모더니즘 시를 대표한 시인 김광균이 첫돌 무렵 착용한 유물로, 착용자와 제작 시기가 분명한 점에서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김선희 혼례복’은 김광균의 부인 김선희가 혼례 당시 입었던 옷으로, 생전에 수의로 남겨두었던 작품이다.
아울러 보물 ‘자수가사’, 국가민속문화유산 ‘일월수 다라니주머니’ 등 주요 유물을 바탕으로 한 재현 작품도 함께 선보이며, 박물관이 그간 축적해 온 연구·수집·복원·전시 성과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상설전 개편은 지난해 기획전에서 호응을 얻은 콘텐츠를 재활용·확장해 지속가능한 전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작품 설명과 QR코드를 통해 외국인과 시각장애인도 쉽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접근성도 강화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자수 한 땀에 담긴 삶의 바람을 통해 전통의 언어를 오늘의 삶으로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