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두 달…서울 외곽부터 풀자며 순차 해제론 부상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인 지 두 달이 지나면서, 노원·도봉·강북 등 이른바 ‘노·도·강’ 외곽 지역부터 규제를 순차적으로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권과 달리 외곽 지역은 상승폭이 제한적인데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불만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규제 완화 가능성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은 엇갈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처음부터 지정을 최소화했어야 했다”며 “지금은 토허구역 해제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토허구역 해제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오 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만찬 회동을 두고 해제 논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국토부는 이를 부인했다.

외곽 지역의 반발은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직후부터 이어져 왔다. 강남3구와 용산구, 한강벨트 등 상급지와 달리 노·도·강 지역은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고, 뚜렷한 상승 흐름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광범위한 지정으로 풍선효과는 차단했지만,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통령실에서도 규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토허제는 임시 조치”라며 “길게 끌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해제 시점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토허구역 지정의 가격 안정 효과는 단기간에 그치는 반면, 재산권 침해와 거래 위축 등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과열이 진정된 지역부터 선별적으로 규제를 풀어가는 ‘순차 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지역별로 탄력적인 규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규제 완화가 추가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공급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10·15 대책으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억제됐지만, 강남3구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고 거래는 막힌 상태”라며 “규제 효과는 단기에 그치는 만큼 억제된 수요가 다시 움직이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