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급감 속 FTZ 재정비 추진…고환율·통상 리스크 돌파구 될까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올해 들어 외국인 직접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정부가 자유무역지역(FTZ)을 새로운 투자 유치 동력으로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강화, 고환율 등 대외 변수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만큼, 관세 부담 없이 생산·유통이 가능한 FTZ를 해외 자본의 ‘입구’로 활용하겠다는 판단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고액은 20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지난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온 흐름이 올해 크게 꺾인 것으로, 인수합병(M&A)형 투자가 54% 급감했고 그린필드형 투자도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투자만 58.9% 증가했을 뿐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주요 권역의 투자는 모두 20% 이상 줄었다. 산업부는 AI 분야 투자 유입 등 일부 긍정 요소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보호무역 확산과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반적 불안 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는 산단형 FTZ 경쟁력 강화 용역을 발주하고 울산·동해·군산·김제·대불·율촌·마산 등 7개 구역에 대한 분석과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현재 약 300개 기업이 입주한 FTZ는 관세 없이 해외 자재를 들여와 생산이 가능한 구역으로, 저렴한 임대료·신속한 사업 개시·물류 집적 기능 등을 강점으로 갖는다. 특히 제조기업은 공장용지를 먼저 공급받아 조기 가동이 가능한 만큼, 초기 투자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부는 FTZ를 단순 행정 지원 중심에서 △R&D 확장 △수출 연계 △투자 촉진 △스마트 제조 기반 고도화 등 전략적 지원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역·업종별 맞춤 정책 도입, 규제 개선, 공급망 실증 지원, 기술협력 프로그램 연계 등 입주 기업의 성과에 따라 지원 수준을 차등화하는 구상도 논의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입주 기업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특화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법·제도 개선까지 병행할 것”이라며 FTZ를 투자 유치 핵심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감소하는 해외 자본 흐름 속에서 FTZ가 한국 제조·수출 경쟁력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정책 조정의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