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론 재부상…다주택자 매물 유도 ‘효과 있을까’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정부가 다시 보유세 강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보유세 인상을 거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보유세만으로는 매물 출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동시에 고개를 든다.

최근 정부·여당 내부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를 단계적으로 높여 다주택자 부담을 키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이들이 보유세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져 시장에 주택을 내놓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보유세 수준이 낮다”고 언급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견해가 나오며 보유세 강화를 둘러싼 공감대는 넓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책 추진에는 변수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세 부담 확대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부정적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보유세 중과 정책이 오히려 매물 잠김과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던 경험 또한 부담 요인이다. 당시 종부세율 인상과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수가 크게 늘었지만 거래량은 줄고 서울 아파트 값은 더 뛰었다.

시장 상황 역시 보유세 인상 효과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수도권은 공급 부족 압력이 여전히 심각하며,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은 매도보다 ‘버티기’를 선택할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강남3구를 중심으로 증여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월 24건 △4월 49건 △7월 66건 △10월 65건 등 강남구만 놓고 봐도 상속·증여를 통한 자산 유지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송파·서초·양천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올해 서울 전체 증여의 상당 부분이 이들 지역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만으로는 시장을 흔들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감수하며 매도하기보다 보유세를 내고 버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는 중장기적으로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세제 패키지 개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집값 안정의 핵심 요인이 공급 부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공급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기존 주택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유인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보유세 강화가 해법이 될지는 다른 세제 정책과의 조합, 그리고 매물 출회를 유도할 실질적 유인책이 마련되느냐에 달려 있다. 세금만으로 집값을 꺾기 어렵다는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균형 있는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