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치킨 ‘조리 전 중량’ 표시제 추진…슈링크플레이션 대응 전방위 강화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부가 외식업계의 용량 축소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치킨 제품에 ‘조리 전 중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가격은 유지한 채 중량이나 품질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자, 정부가 강도 높은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2일 정부는 경제·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식품 분야 용량 축소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치킨 업종을 시작으로 조리 전 총 중량을 가격 옆에 명시하도록 하는 표시제를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메뉴판과 배달앱·온라인 주문 화면에 △그램(g) 또는 △호 단위로 조리 전 무게를 표시해야 하며, 먼저 대형 프랜차이즈 본부 소속 가맹점 1만2560곳이 적용 대상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고려해 대형 브랜드를 우선 의무화한 조치다.

정부는 내년 6월 말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정해 시스템 교체나 메뉴판 정비를 위한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위반 시 안내 중심의 조치가 이뤄지지만, 내년 7월부터는 시정명령 등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제도의 안착을 위해 초기에는 교육과 지원을 병행하되, 정식 시행 이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식업계 자율규제 체계도 새롭게 도입된다. 주요 치킨 가맹본부를 포함한 외식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이나 중량 감소 시 사전 고지를 권고하는 협약을 연내 체결한다. 소비자단체가 중심이 되어 분기별로 5대 브랜드를 표본 구매해 △중량 △가격 △제품 구성 등을 비교·공개하는 감시 체계도 가동된다. 더불어 ‘용량꼼수 제보센터’가 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 신설돼 제보를 받고, 확인된 사례는 관계부처 통보 또는 대외 공개가 이뤄질 예정이다.

가공식품 분야의 제재도 강화된다. 현재 중량을 5% 이상 줄이면서 이를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을 경우 제재 대상이 되는데, 내년부터는 품목제조중지명령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이 확장된다. 또한 감시 대상 기업 수도 확대돼 중량 정보 제출·검증 체계가 더 촘촘해진다. 정부는 브랜드별 중량·원재료·가격 비교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외식업계와 제조사에 필요한 행정·제도적 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지자체 담당자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컨설팅, 홍보 콘텐츠 제작 등으로 제도 정착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