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8분기째 증가했지만 실질소득은 정체…가계 소비 위축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가구소득이 8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고물가와 경기 부진으로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지난해 같은 수준에 그쳐 증가율이 0.0%를 기록했다.
소득 증가세가 2023년 3분기 이후 8분기째 이어졌지만, 증가율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소득(319만4000원)이 1.5%, 사업소득(94만1000원)이 0.2% 감소했으며, 이전소득(77만3000원)은 5.1%, 비경상소득(10만원)은 14.1% 증가했다. 통계청은 자영업자 수 감소와 1인 가구 증가가 실질 소득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소득 증가에도 가계는 지갑을 닫았다. 2분기 가계지출은 387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0.8% 증가에 그쳤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 항목별로는 음식·숙박(3.3%), 보건(4.3%), 기타상품·서비스(13.0%) 등이 증가했으나, 교통·운송(-5.7%),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의류·신발(-4.0%) 등은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402만4000원으로 1.5% 증가했으나,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계 흑자액은 118만8000원으로 3.3% 늘었다. 그러나 평균소비성향은 70.5%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하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는 경기 부진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등이 소비 위축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2차 추경 사업을 신속히 집행해 경기진작과 민생안정을 도모하고, 취약계층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