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여파에 전세 급감…올해 월세 거래 100만건 돌파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6·27 대출 규제 여파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이로 인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시기가 늦어지고 주거 양극화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를 낀 계약은 105만6,898건으로, 처음으로 100만 건을 돌파했다.
△2022년 84만3,078건 △2023년 83만8,773건 △2024년 83만2,102건 등 최근 3년간 80만 건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이미 이를 크게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서울 34만3,622건 △경기 29만2,205건 △인천 5만1,935건 등 수도권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부산 6만3,171건 △경남 4,256건 △충남 3만7,117건 △대전 3만6,091건 등 일부 지방도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월세 계약 비중은 △2020년 40.7% △2021년 42.5% △2022년 51.0% △2023년 55.0% △2024년 57.3%에서 올해 61.9%로 치솟았고, 전세 비중은 같은 기간 59.3%에서 38.1%로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수요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2021년 10월(110.6)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으로 세입자들이 반전세와 월세로 떠밀리면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 때문이다.
6·27 대출 규제에 따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고, 주택 매입 시 6개월 내 전입 의무까지 부과되면서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462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신규 입주 물량이 줄면 전세 매물 부족은 심화되고 월세 계약은 더 늘어나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 상승과 대출 규제 여파로 보증부 월세가 늘어나며 월세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임대인이 시세 상승분을 월세로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 세입자 부담은 한층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