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스타트업 고용 ‘정체’…상반기 증가율 0%대 그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고용 증가율이 0%대에 머무르며 고용 확대가 정체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금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조차 고용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모습으로, 창업 생태계의 성장 동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처 투자 플랫폼 더브이씨(The VC)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투자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 1분기 대비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고용인원 3인 이상, 투자 이력이 있는 약 58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들의 총 고용 인원은 19만55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9만364명)보다 소폭 늘었다.
더브이씨 측은 “고용 규모가 줄진 않았지만, 사실상 성장이 멈춰 선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고용인원 3인 이상 기업 수는 2021년 이후 분기별로 5% 안팎의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투자 단계별로는 초기 단계(시드시리즈 A) 기업들의 고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 늘며 비교적 선방한 반면, 중기(시리즈 BC)와 후기(시리즈 D~프리IPO) 단계 기업들은 각각 0.7%, 0.8%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고용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분야는 금융이었다. 상반기 금융 분야 고용 인원은 7253명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해 조사 대상 24개 업종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패션·뷰티(9.1%), 우주항공·군수(7.9%)가 뒤를 이었고, 인공지능(AI) 분야 고용 인원은 1만6733명으로 3.6% 증가했다. 반면 반려동물, 유아, 여행·여가, 농수산·축산 등 분야는 고용 감소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여전히 중심이다. 수도권 고용 인원은 15만5595명으로 전체의 81.7%를 차지했지만, 2021년 83.3%에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지방 고용 활성화를 위한 별도의 전략도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