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수발아…'몰리브덴비료'로 해결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고온다습한 날씨로 수확 전 싹이 트는 '수발아'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이를 줄일 수 있는 몰리브덴(Mo) 함유 비료 기술을 개발해 내년부터 전국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가루쌀 품종 '바로미2'에 몰리브덴산염이 0.1~0.2% 함유된 비료를 이삭이 패기 25~30일 전에 처리한 결과, 무처리 대비 수발아율이 20~24% 감소했다.

몰리브덴은 수발아 억제와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해 발아를 억제한 결과로 분석됐다. 해당 기술은 남해화학과 공동 연구로 검증됐으며, 관련 특허도 출원됐다.

올해 농진청은 전국 가루쌀 생산단지 151곳 중 10개 지역을 선정해 실증시험을 진행 중이다. 효과가 확인되면 2026년부터 전국 가루쌀 생산단지로 기술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재기 농진청 재배생리과장은 "몰리브덴비료의 효과를 현장에서 검증하고 보급 확대에 힘써 수발아로 인한 가루쌀 수량과 품질 감소 예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전체 가루쌀 재배면적의 약 18%(1,362ha)**에서 수발아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9월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4.2도 높았고, 강수량도 39mm 더 많아 수발아 발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수발아가 발생하면 벼의 현미 천립중, 정현비율, 완전미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유백미, 동할미 같은 미질 저하 요소가 증가해 상품성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기술은 몰리브덴을 기존의 '이삭거름'에 입상 형태로 첨가해 사용성을 높였고, 농가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료 처리시기와 양도 구체화돼 있으며, 출수 2530일 전, 10a당 1121g의 몰리브덴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수발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통해 수발아 피해를 사전에 줄이는 한편,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스마트 농업 기반 기술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