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입주권 거래 78%↑…신축 쏠림 심화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상승과 청약 경쟁 과열, 공급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기존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신축 프리미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6월 서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총 71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97건 대비 78.8% 증가한 수치다. 올 1분기 이후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분양·입주권에 대한 투자 및 실거주 수요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주요 단지들의 거래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1월 22억90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6월엔 28억5000만원(12층)으로 약 6억원 가까이 뛰었다.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84㎡ 입주권 역시 올해 2월 18억7500만원에서 6월에는 23억1400만원으로 4억 이상 올랐다.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당첨이 어려워진 점도 기존 입주권 수요 증가의 배경이다. 특히 서울 인기 단지에선 4인 가족 기준 만점인 청약 가점 69점으로도 탈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고덕강일 대성베르힐’ 전용 84㎡A 타입의 경우 최저 당첨가점이 71점으로, 만점자도 떨어졌다.
여기에 공급 감소 우려도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내 30년 초과 노후 공동주택 비중은 29%로, 전국에서 대전(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노원구(64%)와 도봉구(60%), 양천·강서·강남구 등 주요 지역에서도 노후주택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신규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462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도심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예고된 만큼 구도심 내 신축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대해선 민간 참여 도시재생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주택시장에서의 신축 선호와 청약 난이도, 공급 부족이라는 삼중 요인이 맞물리면서 분양·입주권에 대한 시장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