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근 서울시의원 “교육청 기금 70% 줄었는데 잉여금은 매년 수천억”
박상근 의원.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2026.11.05,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재정난을 이유로 각종 기금을 대규모로 사용하면서도 매년 수천억원의 순세계잉여금을 남기고 학교 시설공사까지 장기간 미루는 등 재정 운용의 비효율성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박상근 의원(더불어민주당·도봉2)은 지난 3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의 기금 운용과 예산 집행 실태를 비롯해 예비비 지출, 시설기금 예치, 청렴 정책과 홍보 예산 배분 문제 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고 5일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과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의 잔액은 지난해 말 1조1980억원에서 올해 10월 기준 3611억원으로 약 70% 감소했다.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은 세수 결손 등을 이유로 2024년 3300억원, 올해 2198억원을 사용하면서 2024년 조성액 6657억원 대비 잔액이 1543억원으로 줄었다. 소진율은 76.8%에 달한다.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역시 올해 10월 기준 사용액이 6459억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 말 9460억원이던 잔액은 2025년 말 8405억원을 거쳐 올해 2068억원까지 감소했다.
문제는 기금을 대거 사용하면서도 실제 예산 집행 후 남는 순세계잉여금은 해마다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순세계잉여금은 2023년 7632억원, 2024년 2965억원, 2025년 28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학교 시설공사 지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드라이비트 해소와 구조 보강 등 학생 안전과 직결된 사업을 포함해 110여 건의 시설공사가 명시이월된 뒤 사고이월되는 등 2년 연속 집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기금은 소진하면서도 예산은 남기고 공사는 미루는 재정 운용의 모순을 지적했다.
예비비와 예산 전용·간주처리 과정에서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우회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교육지원청 조직개편에 따른 부서 신설 비용을 예비비로 집행한 사례를 들었다. 11개 교육지원청의 운영비와 시설유지비 명목으로 지출된 예비비는 7억6480만원이다.
예산 전용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에는 선거관리비 565억원을 포함해 41건, 219억원의 예산 전용이 이뤄졌으며, 2025년에도 25건에 걸쳐 121억원이 전용됐다. 연도 중 목적 재원을 반영하는 간주처리 예산의 경우 2024년 규모가 1717억원이었지만, 국고보조금과 특별교부금 가운데 100억4842만원은 당해 연도에 집행되지 않았다. 이 중 80억여원은 이월되고 20억여원은 불용 처리됐다.
기금의 금융자산 관리 방식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박 의원은 2024년 8월 만기가 도래한 정기예금이 2년 넘게 만기 경과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가운데 1732억원이 연 1.9% 금리의 수시입출금식 계좌(MMDA)에 예치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이 어려울수록 유휴자금을 1개월·3개월·6개월 단기 정기예금으로 쪼개어 예치하거나 금리가 높은 은행과 경쟁 협의해 이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1,730억 원에서 금리 1%p만 차이가 나도 연간 17억 원 이상의 소중한 학교 교육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자금 운용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감사관과 대변인실의 정책 운영 방식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청렴 정책이 사연 공모전이나 오행시 등 행사성 캠페인에 치우쳐 있다며 공사업체 유착, 학교 운동부의 촌지와 경비 부담, 위탁·용역 계약 비리 등 현장의 구조적 부패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530만원을 들여 실시한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가 낮은 등급을 받은 대상자에게 구두 주의 외에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평가 결과가 실질적인 인사·감사 조치와 연계되지 않는다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교육청 홍보 예산 배분의 불균형도 거론했다. 본청 소관 홍보 예산은 48억원을 넘어섰지만, 교육지원청별 기관 홍보 예산은 550만원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육지원청의 역할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홍보 예산을 늘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쌍방향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상근 의원은 “세수 결손으로 교육재정이 위기라고 말하면서 정작 기금 관리와 예산 집행, 자금 예치에서는 허점이 속출하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 편성과 기금 운용 전반을 철저히 쇄신하는지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