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사법부 압박 논란 확산…법관들 집단 대응 움직임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10.06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 법원 내부에서 사법부 독립성을 둘러싼 우려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현직 법관들은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조기에 소집해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오는 12월 7일 2026년 하반기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안건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정치권의 사법부 관련 조치가 주요 논의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기회의에 앞서 임시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남준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4기)는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글을 올리고 대법관 재제청 문제와 정치권의 사법부 압박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남 부장판사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유사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법관들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전국법관대표회의 규정에 사법행정과 법관 독립에 관한 의견 표명 및 건의 권한이 명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성찬용 판사도 지난달 30일 코트넷에 글을 게시하고 여권이 추진하는 사법제도 개편과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성 판사는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인용하며 검찰 폐지,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등 일련의 제도 변화가 사법체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이후 해당 글에는 현직 법원장과 판사들의 공감과 지지 의견이 이어졌다.

조미연 청주지방법원장(사법연수원 27기)은 개별 사건을 심리하는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시에 따라 재판한다는 인식 자체가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가 정치권의 움직임에 침묵할 경우 조직의 독립성과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적극적인 의견 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욱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1기) 역시 전날 내부망을 통해 내란 세력의 복귀 가능성을 명분으로 헌법상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법원 내부에서 공개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다음 달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부 독립성과 정치권의 사법개혁 추진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기회의 이전 임시회의 소집 여부와 법관대표들이 공동 입장을 마련할지가 향후 법원 내부 대응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