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목격자·구조 참여자도 피해자 인정…정부, 안전정책 사전평가 제도화
행정안전부 / 사진 = 서울뉴스통신 DB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안전사고를 직접 목격해 정신적 충격을 받거나 구조·수습 활동 중 피해를 입은 사람도 법적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 정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시행 전에 검토하는 제도도 새롭게 도입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생명안전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23일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 6월 제정된 생명안전기본법이 12월 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과 제도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법률 적용 대상인 안전사고의 범위를 명확히 했다. 사망이나 실종을 초래하는 재난은 물론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 등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키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사고까지 포함한다.
피해자 인정 범위도 확대된다. 사고로 사망·실종하거나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입은 당사자뿐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등 유가족도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법률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 역시 인정된다.
특히 사고 현장을 직접 목격한 뒤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과 구조·수습·지원 활동에 참여하다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손실을 입은 사람도 피해자로 규정했다.
다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해를 발생시킨 사람은 인정 대상에서 제외한다.
국가 차원의 안전정책을 심의할 기구도 마련된다.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되는 '국민생명안전위원회'에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며, 시행령에는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세부 기준이 담겼다.
정부가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생명안전종합계획'의 수립 및 변경 절차도 구체화했다.
중앙행정기관은 종합계획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반영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도록 해 국가 안전정책이 실제 행정과 지역 현장에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정부 정책의 안전성을 사전에 점검하는 '안전영향 분석·평가'도 시행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법령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할 때, 또는 각종 계획과 사업을 추진할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분석하는 제도다.
시행령에는 평가 대상과 검토 항목, 실시 시기 등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규정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재해영향평가 등 안전 관련 사전협의나 영향평가를 이미 완료한 경우에는 별도의 안전영향 분석·평가를 실시하지 않도록 했다. 유사한 행정절차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대규모 재난의 원인을 독립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조사체계도 구축된다.
새롭게 설치되는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는 대형 재난을 대상으로 독립적인 조사를 수행하며, 시행령은 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비롯해 조사 대상 및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했다.
예비조사부터 본조사, 조사보고서 작성, 결과 발표에 이르는 과정과 정보 공개 제한에 관한 기준도 포함됐다.
사고 피해자가 국가기관이나 기업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된다.
피해자의 정보 접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되, 국가안전보장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정보 제공을 제한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
행안부는 오는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를 통해 국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후속 절차를 거쳐 시행령을 확정할 계획이다.
생명안전기본법과 시행령은 12월 3일부터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고 피해자의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안전정책의 사전 검토부터 대형 재난의 독립조사와 피해자 정보 접근에 이르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