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이버도박 전국 자진신고 1777명…카지노형 게임 95.9%

세종경찰청이 27일 세종장영실고에서 청소년 사이버 도박 예방 합동 캠페인을 실시했다. 2026.05.27 / 사진 = 세종경찰청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전국 단위로 처음 시행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에 1700명이 넘는 청소년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사용 금액은 300만원에 달했다.

경찰청은 교육부·성평등가족부·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함께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이 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는 2024년 대전경찰청에서 처음 시작된 뒤 8개 시·도경찰청에서 자체적으로 시행돼 왔다. 올해부터는 범위를 전국으로 넓혔다.

신고자의 연령은 12~18세로 평균 15.5세였다. 도박에 빠져 있던 기간은 평균 10개월이었으며 사용한 금액은 평균 300만원으로 조사됐다.

도박 유형은 슬롯과 바카라 등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전체의 95.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교별로 보면 고등학생이 963명으로 54.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중학생은 813명(45.8%), 초등학생은 1명(0.1%)이었다.

신고 방식에서는 청소년 본인이 직접 신고한 사례가 1501건(84.5%)으로 보호자 신고 276건(15.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진신고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교육과 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인터넷·포스터 등 홍보매체 243명(13.7%), 친구 등 주변 사람의 권유 180명(10.1%), 학교의 홍보·안내 110명(6.2%) 순이었다.

경찰은 신고 청소년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담과 치료를 통한 재발 방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초기면담을 마친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으로 연계됐다. 273명은 초기면담을 앞두고 있다.

경찰은 도박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도박 규모와 반성 정도, 프로그램 이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도심사위원회에서 처분 수위를 결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치유프로그램을 마친 청소년은 222명이다. 이 가운데 166명이 선처됐으며 147명은 훈방, 19명은 즉결심판이 청구됐다. 나머지 56명은 입건 후 송치됐다.

치유프로그램의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효과 분석 대상 청소년 160명의 도박문제 선별척도 평균 점수는 참여 전 4.81점에서 프로그램 종료 후 2.22점으로 2.59점 낮아졌다.

위험군 비율은 25.6%에서 11.9%로 감소했고 문제군 역시 16.9%에서 8.1%로 줄었다.

사이버도박이 폭력과 사기·절도, 불법사금융 등 다른 범죄와 피해로 확산된 사례도 확인됐다.

울산에서는 도박 자금을 요구하며 어머니를 폭행했다는 112 신고를 계기로 한 청소년이 2년 동안 약 2억원 규모의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도박과 함께 사기와 절도 등을 저지르던 중·고등학생 14명의 비행 모임이 경찰에 적발돼 해체됐다.

불법사금융에 노출된 사례도 있었다. 17세 청소년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NS에서 대부업자를 접촉해 100% 이자를 조건으로 35만원을 빌린 뒤 가족에게 대신 돈을 갚으라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16세 청소년은 텔레그램을 통해 원금 115만원을 빌리면서 선이자 77%를 부담했다. 이후 돈을 갚지 못하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관련 메시지가 전송되는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신고 청소년과의 면담을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 464개도 확인했다. 해당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삭제를 요청했다.

불법사금융 피해가 확인된 청소년 5명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원받도록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박 문제를 겪는 청소년을 조기에 찾아내 치료로 연결하고, 이로 인한 추가 범죄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다음 달까지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자진신고 제도의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청소년과 학부모를 비롯해 현장 경찰관과 상담사 등의 의견도 수렴해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행 시기·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