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 강화가 조기 증여 불렀다"… 서울 증여 12월 쏠림 '뚜렷'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 = 서울뉴스통신 DB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출구없이 밀어부치는 부동산 세제 강화 조치가 자산가들의 자녀 대상 조기 증여를 부추긴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 지역의 부동산 증여는 주로 60대 부모에서 30대 자녀로 이뤄졌으며, 시기상으로는 매년 12월에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4일 한국부동산원 소속 부동산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시 부동산 증여의 세대 간 이전 구조와 정책 반응의 이질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6년 3개월간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월별 서울시 부동산 증여·수증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분석 결과 증여인은 70대 이상(39.5%), 60대(27.9%), 50대(19.0%) 순으로 많아 5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86.4%를 차지했다. 반면 부동산을 물려받은 수증인(증여받은 사람)은 40대(25.3%), 50대(20.8%), 30대(20.6%) 순으로, 중년층이 전체의 66.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증여는 주로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약 30년의 나이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 특히 60대 증여인과 30대 수증인 간 상관계수가 0.983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60대 부모가 30대 자녀에게 부동산을 물려주는 세대 간 이전이 서울 부동산 증여의 핵심 축임을 보여준다.
다만 세제 규제가 극단적으로 강화된 시기에는 예외적인 패턴도 관측됐다. 지난 2020년 50대 부모와 20대 자녀 간 증여가 급증했는데, 이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최고 6%)와 취득세(최고 12%)를 동시에 대폭 인상한 문재인 정부의 '7.10 대책' 여파로 풀이된다.
성별 분석에서는 증여인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남성 비율이 53~62%로 우세를 보였다. 반면 수증인은 40대를 기점으로 50대 이상에서 여성 비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60대 수증인의 72.6%, 70대 이상 수증인의 76.9%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령층 여성 수증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자녀 증여가 아닌 '배우자 간 증여'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소득이 부족한 7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명의 분산을 통해 매년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려는 절세 목적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서울의 부동산 증여는 지난 16년간 단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12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12월 수증 건수는 1~11월 월평균 대비 최소 1.11배(2021년)에서 최대 3.12배(2022년)까지 급증했다. 한 해가 지나기 전 증여 절차를 완료하려는 연말 절세 수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연구원 관계자는 "분석 결과 7.10 대책과 같은 극단적인 세제 강화는 증여의 폭발적 급증과 조기 증여를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증여의 구체적 동기와 연령별 구조적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부동산 세제 설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