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의과 의료기기 사용 용인 못 해"… 의협, 동대문서 불송치 결정 재검토 촉구

3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서울동대문경찰서의 한의사 의료기기·의약품 사용 사건 불송치 결정을 규탄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사진=최정인 기자, 2026.09.03, snakorea.rc@gmail.com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한의사의 리도카인 도포 및 고주파 의료기기 사용 시술 사건에 대한 서울동대문경찰서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철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앞서 한특위는 모 한의원에서 이루어진 한의사의 리도카인 도포 및 오퍼스듀얼 등 의과 의료기기를 이용한 시술과 관련해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동대문경찰서는 최초 불송치 결정에 이어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의 재수사 요청 이후 진행된 재수사에서도 기존과 동일하게 불송치 결정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특위는 "이번 결정이 구체적인 시술 내용과 의료기기의 작용 원리, 사용 목적, 한의사의 면허범위, 관련 법령과 판례 등을 충분히 검토한 결과인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경찰의 판단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특위는 이번 사안이 한의사가 현대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의료기기로 피부미용 시술을 시행하고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사용하는 행위가 면허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다루는 대한민국 의료인 면허체계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법원에서는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에 대해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라고 판단한 사례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리도카인은 약물의 작용기전과 부작용, 투여 방법 및 응급상황 대처 등 의학적 전문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현대의학적 의약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레이저·고주파·고강도집속초음파 등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환자 조직에 에너지를 전달해 치료 효과를 발생시키는 기기로서, 작용 원리와 발생 가능한 부작용 및 합병증에 대한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의 명칭이나 단순 사용 방식이 아닌 작용 원리와 사용 목적, 필요한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과거 대법원 판례도 근거로 제시됐다. 2014년 대법원은 IPL 등 광선치료기를 이용한 피부질환 치료행위를 한의사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로 판단했으며, 필러 시술 사건에서도 침습적 미용시술이 한의사 면허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초음파 진단기기 판결 역시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이라는 제한된 범위에 한정한 것으로, 치료 목적 의료기기 전반의 사용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한특위는 수사기관의 반복된 불송치 결정이 한의계에서 "처벌받지 않았으니 허용되는 의료행위"라는 논리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할 경우 의료인 면허체계가 무력화되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한특위는 동대문경찰서에 불송치 결정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정부와 수사기관에는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과 의료기기 및 의약품 사용에 대한 관리·감독과 사법조치 강화를 촉구했다. 보건복지부에도 의료인 면허범위에 대한 모호한 유권해석을 개선하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특위 관계자는 "법과 판례에 의해 정립되어야 할 의료인 면허범위가 개별 수사기관의 판단과 모호한 행정해석으로 변경되거나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 기본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정책적·법률적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