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길 기억해 스스로 농약 살포…무인 방제기 내년 현장 투입

경로학습 기반 무인 하이브리드 SS기 2026.08.27 / 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과수원 이동 경로를 한 번 학습하면 작업자가 탑승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하며 농약을 살포하는 무인 방제기가 농업 현장에 투입된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장비 개발을 마친 뒤 내년부터 신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28일 전북 장수군농업기술센터 사과 시험 재배지에서 ‘경로 학습 기반 무인 고성능 방제기’ 현장 연시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방제기는 과수 재배 과정에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농약 살포 작업을 자동화하고 작업자의 안전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장수군농업기술센터가 연구를 주관했으며 아세아텍과 한국농수산대학교 등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했다.

핵심은 과수원의 이동 경로를 기억하는 학습 기능이다. 작업자가 대상 과수원을 한 차례 시험 주행하며 경로를 입력하면 장비가 해당 정보를 저장한다.

이후에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저장된 이동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며 농약을 살포한다. 최대 8개 재배지의 경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여러 과수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인 운행을 통해 농약 살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업자의 약제 노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경사진 과수원에서 방제 장비가 넘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명사고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농진청은 보고 있다.

장비는 전기로 움직이는 주행부와 엔진을 사용하는 분무·송풍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작됐다. 한 번에 최대 600ℓ의 농약을 적재해 살포할 수 있다.

농약이 바람을 타고 과수원 외부로 퍼지는 비산 문제를 줄이기 위한 기술도 적용됐다.

농진청은 여러 작업 환경에서 분무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공기 흡입형 노즐을 활용한 비산 저감 기술을 탑재했다. 시험 결과 농약이 주변으로 날리는 양이 기존 방식보다 약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이번 현장 연시회에서 실제 장비 운행과 방제 성능을 선보이고 농업인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제시된 개선 사항을 반영해 올해 안에 개발을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신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해 농가에 장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김병갑 농진청 밭농업기계과장은 “경로 학습 기반 무인 고성능 방제기는 과수농가의 노동 부담을 덜고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농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밭농업 기계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