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옛 거리가 '핫플'로…中 베이징 다지샹, 문화유산·친환경 품은 도시재생

지난해 7월 14일 촬영한 베이징 다지샹(大吉巷). (사진=신화통신 제공)

【서울 = 신화/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탈바꿈한 베이징에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은은한 조명과 커피 향, 여유롭게 거니는 사람들…한때 잊혔던 후이관(會館·명청 시대 동향 또는 동종 업계 사람들의 활동 공간) 밀집 구역인 다지샹(大吉巷)이 9년에 걸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인증샷·시티워크(City Walk) 명소로 변신했다.

베이징 시청(西城)구 중심가의 쇼핑몰인 다지샹은 문화유산 보존, 공간의 혁신적 활용, 친환경 기술 도입 등 중국의 도시재생 방식을 보여준다. 낡은 주택가는 이제 문화·상업·업무 공간을 아우르는 ‘핫플’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5월 개장 첫날 다지샹에는 2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 수는 2천만 명을 넘어섰다.

바닥 면적을 극대화하는 일반적인 상업지구와 달리 다지샹은 규모가 더 작고, 상업 구역 대부분이 지하에 배치돼 있다. 이는 지난 2023년부터 대규모 철거와 신축을 엄격히 제한해온 베이징의 도시재생 정책과 맞닿아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은 건축물의 높이와 바닥 면적을 제한하는 한편,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저투입형 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 12일 베이징 백탑사(白塔寺) 주변을 거니는 사람들. (사진=신화통신 제공)

베이징의 ‘감량 개발’ 원칙을 바탕으로 다지샹 프로젝트의 계획 연면적은 55만㎡에서 36만㎡로 조정됐다. 건축물 높이도 60m에서 45m로 낮아졌다. 지상 공간이 제한되자 지하 공간 개발로 눈을 돌렸다. 지하에는 자연광이 들어오고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3단 계단식 테라스를 조성했다. 통로는 남북 방향 2개, 동서 방향 3개로 구성돼 습기와 답답함 문제를 해결했다.

프로젝트를 맡은 중하이(中海)발전 베이징신청(新城)은 4개 분야 19가지 기술을 활용해 베이징 최초의 대규모 상업용 탄소제로 건물을 건설했다.

장허(張賀) 중하이발전 베이징신청 마케팅 매니저는 1호 오피스 빌딩의 외벽 유리 커튼월에는 검은색 태양광 필라멘트가 매립돼 있다고 소개했다. 실내 자연 채광을 차단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해 기능성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건물 내에는 여름철 실내 열을 포집해 겨울철 난방용으로 저장하는 지열 펌프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수도 도심 지역의 저탄소 난방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여름철에만 11만3천㎾h(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66톤(t) 감축하는 셈이죠.”

장 매니저는 “겨울철에 지역 난방망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매니저는 “우리의 목표는 시민, 특히 청년들이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문화유산을 보러 온 관광객들 덕분에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선순환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다지샹은 전시, 무형문화유산 시연, 스탬프 랠리, 포토존, 축제 공연, 문화창작 마켓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