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규제 여파에 빌라 인기…서울 주택 거래 3건 중 1건 차지
빌라 밀집지역.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 대출·거래 규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연립·다세대주택(빌라)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거래량은 물론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비아파트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주택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은 2만37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7845건)보다 32.8% 증가했다.
이는 2021년 상반기(3만6546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2023년 상반기 1만1505건까지 감소했던 거래 규모는 3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는 4만3389건에서 4만2186건으로 2.8% 줄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체 주택 거래에서 연립·다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8.0%에서 올해 상반기 34.3%로 확대됐다.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3채 가운데 1채 이상이 비아파트였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이 빌라 거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 등으로 아파트 거래 부담이 커진 데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감소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다세대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 전역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반면 일반 연립·다세대는 허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규제 부담이 적은 점도 거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형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 역시 빌라 수요 확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 진입이 어려워진 실수요층이 비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거래 증가와 함께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99.21에서 올해 6월 103.44로 상승하며 상반기에만 4.26%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4.33% 상승해 2008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반기 연속 4%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월별 상승률은 1월 0.80%, 2월 0.64%, 3월 0.53%를 기록한 뒤 4월 0.62%, 5월 0.76%, 6월 0.86%로 다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면적별로는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주택이 4.7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60㎡ 초과~85㎡ 이하가 4.25%, 40㎡ 이하와 85㎡ 초과는 각각 4.01% 상승했다.
연식별로는 준공 후 20년이 넘은 노후 연립·다세대가 4.75%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강남권에서도 빌라 거래 증가세는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동남권 아파트 거래는 25.9% 감소했지만, 연립·다세대 거래는 57.8% 늘었다.
특히 강남3구의 연립·다세대 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2123건에서 올해 3629건으로 70.9% 급증했다. 송파구는 78.8%, 강남구는 69.7%, 서초구는 56.3% 각각 증가하며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 회복세에 맞춰 공급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세사기와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등으로 감소한 비아파트 공급을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을 통해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비아파트 민간임대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세제와 금융 지원, 인허가 절차 개선 등을 관계 부처와 신속히 협의해 공급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비아파트 공급 확대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