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의 그늘… ‘폭탄 돌리기’ 현실화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도시지원시설1-1블록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철문과 현판(서울뉴스통신 자료사진)

【의정부=서울뉴스통신】 김칠호 기자 = 김동근 전 의정부시장이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창고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임대 오피스텔 신축 허가를 강행한 이면에 이에 순종했던 공무원들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소위 ‘폭탄 돌리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3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김동근 전 시장이 재임한 4년간 물류센터 백지화를 강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상생협약을 주도했던 도시개발과는 물류센터 업무에서 손을 떼고 더 이상 그 일을 취급하지 않는다.

김 전 시장이 취임 1호 업무지시로 물류센터 직권취소TF를 가동한 데 이어 4차에 걸친 상생협약을 강행하면서 국토교통부의 승인받지 않고 오피스텔 건축을 허가한 것은 도시개발법시행령 14조의2 위반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업자가 의정부시와 김 전 시장을 상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고소해 경찰의 수사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 불가능한 상태인데 의정부시는 이 업무 자체를 없애버렸다.

의정부시 조직도에 복합문화융합단지 업무를 맡는 것으로 표시된 복합개발팀 관계자는 “상생협약이 지난해 12월 말에 만료됨에 따라 복합문화융합단지 업무에 물류센터는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 “물류센터 지구단위계획 검토는 어디에서 하느냐”는 질문에 “사무위임조례에 따라 아마 권역동으로 넘겼을 것인데 도시정책과 지구단위계획팀에서 그렇게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구단위계획팀은  “그렇게 처리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시장이 이번 6·3지방선거에서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를 3번째 치적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김 시장이 물류센터 대신 오피스텔을 허가한 것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일을 주도한 부서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소위 ‘폭탄 돌리기’를 한 것이다. 

도시개발과는 몇 차례에 걸친 직제 개편에서 물류센터 업무의 바통을 이어받은 ‘컨트롤 타워’였다. 4년간 물류센터 업무를 다뤄온 주무 부서인데 오피스텔 허가 강행에 따른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상생협약 종료를 구실로 핵심 업무를 기피하는 부적절한 조치를 했다.

복합문화융합단지 도시지원시설1-1블록 착공허가 (정보공개청구 자료)

그 결과 지난 3월 12일 도시지원시설1-1블록(9000평)에 오피스텔 신축허가와 5월21일 착공허가에 필수적인 지구단위계획 검토를 이 땅에 대한 용도 제한 내용을 모르는 하부 조직 송산3권역동에서 지구단위계획을 간략하게 검토했다. 이는 주무과로서 법적 의무를 의도적으로 방치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시청 건축허가팀과 송산3권역동은 이런 내용을 모른 채 ‘의정부시 사무의 동 위임 조례’에 따라 용도지구 안에서의 건축물 제한 사항만 검토해서 적격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물론 지난해 6월 30일 일부 개정된 조례에 물류센터 관련 업무의 위임 내용은 없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개발과의 전신인 투자사업과 책임자가 물류센터 백지화와 관련하여 직권을 남용한 의혹이 제기됐다. 시의회에서 물류센터 백지화에 대해 적법하게 답변한 것과는 달리 갑자기 위법한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16일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투자사업과장 K씨는 “물류센터라는 도시기반시설 용지를 다른 용도로 바꾼다는 것은 사실 저희 시에서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보다는 국토교통부에서 중도위 심의를 통해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변경 부분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그 무렵 시행사 측에서 “수도권에 그만한 택지를 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물류센터 부지에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에 국토부가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으니 국토부와 협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자 K 과장은 "의정부에는 고층 아파트가 충분하니 저층도 필요하다"고 돌변했다. 선거 일정에 쫓긴 김 전 시장의 지시에 따르기 위해 시행사의 적법한 제안을 궤변으로 묵살했다. 

이는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존 사업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절차를 무력화한 것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으로 몰릴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지적된다. 죄책을 따지고 들면 지시했나 안했나 공방도 뻔히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기존 사업자가 의정부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시가 패소하는 경우 배상금과 구상권을 책임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이런 공무원의 행보는 결국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