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시대 저문다"…박원갑 "이젠 금융지능이 자산 격차 좌우"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부동산 불패' 공식이 더 이상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아파트_2026.05.31)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부동산 불패' 공식이 더 이상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투자 환경의 변화 속에서 앞으로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을 함께 활용하는 자산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유튜브 채널 '김원장의 보이는 경제'에 출연해 국내 주택시장의 구조 변화와 향후 자산관리 방향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31년간 부동산 시장을 분석해 온 박 위원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주택을 주거 공간이 아닌 투자 자산으로 인식해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집이 '홈(Home)'이나 '쉘터(Shelter)'보다 '하우스(House)', '에셋(Asset)'의 개념으로 소비되면서 자산 격차와 계층 갈등이 심화됐고, 주택 가격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기준처럼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과거에는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얻어도 생활 수준을 조금 높이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금융투자를 통해 주택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한 시대가 됐다"며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시장까지 확대되는 다원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투자 방식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3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층이 부동산에만 자산을 집중하기보다 주식과 가상자산 등을 함께 활용하는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내 집 마련만이 정답이라는 시대에서 벗어나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함께 고려하는 '스톡 사피엔스'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현재는 사실상 아파트만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 단독주택과 상가, 꼬마빌딩,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은 공급 증가와 시장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의미의 '부동산 불패'는 이미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핵심 지역의 초고가 아파트 시장도 장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산은 많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이 보유세 부담 등을 이유로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른바 '코어 디스카운트'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30대 실수요자는 소득 수준에 맞는 10억원 안팎의 서울 외곽 및 준도심 아파트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지역별 시장 분화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위원은 시중 유동성 증가가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기존 통념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이 늘어나더라도 경기 침체나 금융시장 충격 등 다른 변수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충분히 하락할 수 있다"며 과거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미래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단순한 수익률보다 환금성과 거래 용이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청년 세대는 부동산에만 의존하기보다 금융지능과 투자 역량을 키우는 것이 자산 형성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