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만의 3%대 물가…정부 "확산은 제한적" 속 하반기 부담 커지나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반대로 확대됐다. (서울시내의 한 주유소_2026.05.04)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개월 만에 3%대를 기록하면서 물가 불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현재의 물가 상승이 국제유가 급등과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 상승에 집중된 현상으로, 아직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확대된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 것은 2024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물가 상승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개인서비스 부문이 주도했다.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전체 상승분의 약 42%를 차지했으며, 전월보다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과 여행 관련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항공료는 전년 대비 33.5% 상승했고, 해외단체여행비는 26.3%, 승용차 임차료는 25.7%, 호텔 숙박료는 9.3% 각각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상승하며 체감물가 부담을 키웠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부 서비스 분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농산물이나 가공식품 등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0.8% 하락했고 가공식품 상승률도 0.8% 수준에 머물렀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정책도 물가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경제부는 해당 정책이 없었다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 수준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는 속도를 늦추는 데 정책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농축수산물과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도 검토 중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경기 회복으로 소비 수요까지 증가하면 공급 측 요인과 수요 측 요인이 동시에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증시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등한 점도 향후 물가 흐름에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행 역시 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하반기 중 물가가 정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추가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를 새롭게 제시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 물가 상승은 일부 품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가격 동향을 지속 점검하고 안정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